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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오늘도 달리는가? |
안재일(annddo)
, 2005-07-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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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은 항상 있어왔다……. 그리고 출발시간은 어김없이 내게 다가왔고, 난 뛰어야만 했다.
많은 생각이 늘 함께했고 목 깊숙한 곳 가슴부위에 한부분이 답답한 것을 느긋하게 즐길 줄 알아야
했다. 그게 가슴이든 머리에서 지시하는 허구이든 내게 주어진 긴장감…….
작년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고 평생 이렇게 아프게 살아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오기가 생겨
시작한 인라인의 경력이 어느덧 1년여가 되어간다. 인천대회 때 휘트니스를 신고 1시간 5초
를 시작으로 틈틈이 각종 시합에 참가 했고 이어 지난해 강릉대회에선 레이싱 스케이트를
신고 43분을 이루어 냈던 터라 은근히 기대를 많이 했던 시합이었다. 지난 기아 swic 서울
대회를 신청만 해놓고도 참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어서 이번 일산대회에 대한 욕심은
처음부터 남달랐다.
고독스럽다.... 나이 사십에 제2의 사춘기를 겪고 있고 이제 어느 정도 삶에 있어 제 목소리를
낼 줄도 알건만 인라인 시합의 출발선에 선 나는 언제나 고독스럽다. 울긋불긋한, 그 화사
하면서도 아름답고 역동적인 사람들 물결 속에 내가 서있다. 조금씩 출발선으로 이동하면서
내뿜고 들이는 호흡……. 인라인 시합이 오늘은 또 어떤 언어로 내게 인생의 삶을 가르쳐 줄까?
번호표 없는 무적의 참가자를 바라보면서 참 대단하다란 생각 중에 내 앞에서 한명의 인라이
너가 괜스레 걷던 중 엉덩방아를 찧는다. 괜찮냐고 손 내밀었어야 하는데 난 그러질 못했다 오히려
왠지 모른 긴장감에 짜증 섞인 표정을 지었다.
드디어 출발!! 아프리카 초원에서 얼룩말들이 달리는 모습을 본 일이 있는가? 난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에서 보았다. 지금 내가 그 꼴이다. 무리 속에서의 고독한 탈출……. 축구는 전후반 시작과 끝의 5
분이 중요하다고 한다. 인라인 경기는 몇 분이라면 무리가 있지만 처음의 무리 속에서의 탈출이 중요하
다고 생각한다. 빈곳을 찾아 번뜩이는 나의 눈, 터질 것 같은 심장, 타오르는 갈증, 내게 있어 처음은 이
렇듯 큰 압박감으로 시작된다. 휠이 부딪치는 소리, 왼쪽 추월이요! 오른쪽이요! 여기저기 전진하려
나는 소리, 난 극도로 긴장한다. 푸쉬도 작게 하고, 어서 빨리 이 무리 속에서 빠져나가야 한다…….
오로지 난 앞만 보고 달린다. 순간 이뤄지는 적막감……. 모두들 어디 갔는가? 어떤 이는 앞에 어떤
이는 뒤에……. 이제 습관적이고 무의식적인 반복적 동작만 남았다. 무리에서 빠져나오고 정리가 된 것
이다.
첫 번째 유턴을 하고 이제 속도를 내보자라는 욕심이 생겼다. 허리를 더욱 굽히고 왼다리의 리커버리
동작에 이어 글라이딩을 힘 있게 내 딛는 순간 베어링이 깨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돌에 걸려 미처
손을 쓸 겨를도 없이 난 아스팔트에 내동댕이 처지고 말았다. 왼쪽팔꿈치 어깨, 왼 턱, 광대뼈, 글라스,
헬멧, 그리고 왼 무릎, 오른 무릎……. 순간 아득했다. 하늘을 처다 볼 시간적 여유도 없이 뒤 인라이너
와의 2차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길 옆에 나 앉았다. 무엇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고 싶지도 않았고
시간은 멈춘 것 같았다. 만감이 교차한다. 내게도 이런 일이…….남의 일인 줄 알았던 일에 내게도 일어
난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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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doja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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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08 오전 8:55:49] |
| 글을 읽으면서 마치 내가 인라인을 타고 고독 속을 달리는 듯한 착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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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bbbb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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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09 오전 1:45:49] |
| 잘읽고 갑니다. 오늘도 달려야만 하는 그 이유가 우리가 살아 있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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